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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가슴 뛰는 삶을!

늘 가슴 뛰는 삶을!

by 운영자 2014.07.03

작고 아담한 축하 화분 한 개가 처음으로 배달되어 왔습니다.그리고는 뒤를 이어 80세 회원이 ‘축복 받은 우리 가정’이라고 직접 쓴 서예 작품 액자가 택배로 도착했습니다.

두 가지 선물 모두 뜻밖이라 놀랍고 감사했습니다.

규칙적으로 출퇴근하는 것도 아니고, 정해두고 드나들 사무실도 따로 없는 프리랜서 생활 14년. 처음에는 집에서 가장 작은 방 한 개를 공부방으로 썼고, 나중에는 거실을 서재로 꾸며 작업실로 여기며 일해 왔습니다.

유지비가 들지 않는다는 장점은 있었지만 집중력이 필요한 일을 하거나 손님을 만나기에는 조금 불편했습니다.

얼마 전부터는 여기저기 북 카페가 많이 생겨 심심찮게 그곳에 가서 일을 하곤 했습니다.

그동안 모은 책을 보기 편하게 분류해 가지런히 꽂아놓고, 넓은 책상에 잔뜩 펼쳐놓고 일할 수 있는 개인 공간을 꿈꾼 지 몇 년, 드디어 작은 아파트를 리모델링해 작업실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일 년 반의 준비기간, 한 달 동안의 공사 그리고 입주.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하면서 만든 인터넷 공부모임 회원들을 첫 집들이 손님으로 초대한 것은 어쩜 당연한 일이었을 겁니다.

직접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지는 못하지만 결코 배가 고프진 않을 거라고 큰소리를 치고는 치킨과 맥주 파티를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평소의 저를 잘 알고 있던 회원들은 은근히 걱정이 되었던지 누구는 약밥을 쪄왔고 또 누구는 모시송편을 해왔고, 여전히 맛이 살아있는 김장김치와 쌈장에 참기름을 짜온 회원도 있었습니다.

30대에서부터 시작해 70대까지, 10년 장수 회원과 얼마 전 가입한 신입 회원까지 골고루 모인 스무 명은 모두 오랜 친구들처럼 함께 먹고 마시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집들이에 빠지지 않는 선물인 벽시계도 반가웠고, 10년 가까이 문인화를 그려온 회원의 화사한 꽃그림도 감동이었습니다.

오래도록 가슴에 품어온 공간을 가지게 된 지금,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스스로 약간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선후배들의 선물 사이사이에 들어있던 축하 카드의 글귀들에 오래도록 눈길이 머문 것은 그 때문일 겁니다.

“꿈의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과 활짝 웃기를!” “늘 가슴 뛰는 삶을!”

아무런 방해나 간섭을 받지 않고 혼자 맘대로 쓸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공간에서 좋은 사람 많이 만나고 좋은 생각 많이 하라는 뜻으로 읽고 가슴에 오래 간직하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