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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에 새정치민주연합은 없는가

순천에 새정치민주연합은 없는가

by 운영자 2014.08.04

“시민들이 진정으로 인정한 당의 모습으로 다시 일어서라. 그것이 시민의 자존심을 살리는 일이다”7.30보궐선거가 끝났지만 여운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온통 선거 뒷이야기가 무성하다.

언론은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 당선 원인과 새정치민주연합 몰락 이유를 분석해서 연일 톱 뉴스로 다루고 있다.

전국 15곳에서 보궐선거를 치렀지만 유독순천 곡성만 집중 조명하고 있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선거 패배를 인정하고 사과하기에 여념이 없다.

순천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얼마 전 유병언 사건으로 전국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더니 또 보선으로 인해 온 국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연패를 당하더니 끝내 보선마저 민심을 얻지 못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되었다. 외지에서는 순천은 참 이상한 동네라는 얘기까지도 들려온다.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는 지역이라는 것이다. 전통 야당의 진원지인 순천이 언제부터 정치 성향이 바뀌었을까.

언론에서는 패인을 새정치민주연합이 진정성이 없었고,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후보가 공천되었지만 진정한 사과가 없었다는 것, 경선 과정에서 갈등으로 상대 후보가 지원하지 않아 당이 분열되었다는 것, 당선되면 유권자를 우습게 본다는 것, 당이 눈과 귀를 닫은 탓, 정책이나 대안보다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는 말만 떠들어 신물이 난다는 것, 연속으로 다른 당이나 무소속 후보를 당선시켜 옐로우 카드를 내밀어도 감지를 못한 탓 등등 다양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말하기 좋아하는 입꾼들의 얘기지만 모두 다 틀린 얘기는 아니다.

순천 시민들의 뒷얘기들은 어떤가.

새정치를 지지한 시민들은 넋을 놓고 고개를 떨군 채 한숨만 쉬며 할 말을 잃고 있다. 반면에 일부 시민들은 특히 건설 사업 종사자들은 예산 폭탄에 고무되어 있다.

건축자재업을 하고 있는 박모씨(47·조례동)는 “건축 경기가 너무 위축되어 자재만 창고에 쌓여 있어 죽을 맛이다. 예산을 많이 가져와 경기가 살아나길 기대한다”며 화색이 돌았다. 시민들은 정치심판이 어쩌고, 현 정권이 어쩌고 보다 먹고 사는 생활정치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선거 후에 서갑원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다시 한번 지역민들에게 어떤 마음으로 다가서야 하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윤석 새정치 전남도당 위원장도 “공천 과정에서 공천 방식을 둘러싸고 내부 갈등이 심했고, 지역발전을 앞세운 후보와 달리 박근혜, 세월호 심판만을 앞세운 선거 프레임에서 압도 당했다”고 말해 선거 패배를 인정했다.

새정치여! 이대로 손 놓고 패배의식에 젖어 한숨만 쉬고 있을 건가.

이제 모든 기득권을 버려라. 그리고 진정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읽어라. 그리고 고질화된 당 분열을 한데 모으는 모습을 보여라. 내편 네편 따지는 그런 모습으로는 다음 선거도 마찬가지이다.

조직을 망치는 최대의 적은 내부 분열이다.
근본부터 다시 추스려 시민들이 사랑하는 당으로 거듭나라.

이것이야말로 진정 시민들의 자존심을 살리는 길이다.

이유는 간단한데 왜 지키지 못할까. 이것이 정치세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