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멋진 권위

멋진 권위

by 운영자 2014.10.01

미국의 한 기업에서 몇 차례 회장 후보에 올랐다가 번번이 탈락한 한 임원이 자신의 실적과 능력을 근거로 본사에 억울함을 호소했다.그러나 실적과 능력은 탁월하지만 대표가 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하다는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회장 후보에서 탈락한 그 임원은 함께한 직원들에게 인간적인 관심은 물론이고 유머가 전혀 없으며, 나쁜 권위의식에 빠져 경비 아저씨나 청소하는 아주머니에게 먼저 인사를 건넨 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건네는 인사 또한 제대로 받아주지 않았다는 것이 탈락 이유였다.

세상에 휘둘리고 나서야 겸손을 배우는 것은 참 어리석은 짓인데도 우리는 가진 것들이 풍성할 때 미처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당신이 ‘팀장’이나 ‘리더’라는 권위로 혹은 화려한 이력이나 프로필로 상대에게 접근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는 깨달음이 필요할 때다.

대만의 지성 보양 선생은 역사가 주는 교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인류는 역사가 주는 교훈을 한 번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 바로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라고 답하였다.

역사적 지식을 현실에 적용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라는 큰 가르침이다.

사람들은 당신이 ‘리더’라서 들어주는 게 아니고, 당신의 삶의 궤적에서 ‘무엇인가에 끌려야’ 비로소 눈과 귀를 열게 되어 당신의 이야기가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콘텐츠인 권위의 위력이다.

어느 포럼에서 진행자가 오늘의 강사를 소개한다. 화려한 프로필의 연사가 소개되자 청중은 기대감을 갖고 잠시 조용해진다. 무뚝뚝한 표정과 딱딱한 느낌의 옷차림을 가진 강사가 첫 마디를 꺼낸다.

“존경하는 ○○ 여러분! 꽃피는 좋은 계절을 맞이하여…….” 일정한 톤으로만 계속되는 단조로운 이야기에 불과 몇 분의 시간이 흘렀을 뿐인데 청중의 눈동자는 몽롱해진다. 설상가상으로 몇몇 사람들은 강연자의 이야기에 흥미를 잃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스마트폰에 열중하기 시작한다.

내가 가진 매력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의 무궁무진한 재미를 능가하지 못한다면 결코 집중을 낳지 못한다. 그리고 그들이 집중하지 않는다면 당신이 바라던 목표는, 그것이 설득이든 공감이든 결국은 달성될 수 없을 것이다.

당신의 삶에 영혼 없는 똑똑함보다는 친절함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의미다.

사람들은 따뜻한 눈빛을 그리워한다. 인내심을 갖고 당신의 말을 끝까지 들어보라고만 하지 말고, 당신이 가진 최대의 매력을 보여주어라. 그것은 백만 불짜리 미소여도 좋을 것이고, 잘 차려입은 옷차림이나 멋진 외모여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보다 더욱 중요한 매력은 사람들 앞에서 지적 우월성을 배제하고 모든 이가 이해할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하고 또박또박 표현하며, 몸으로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당신의 지식, 외모, 표정, 그리고 목소리의 분위기 등이 융합된, 즉 당신이 살아온 멋진 인생이 함축하는 좋은 권위를 만들어줄 것이다.

카네기 멜론대학교 연구에 의하면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에서 기술과 능력은 단지 15퍼센트에 불과하고, 85퍼센트는 좋은 인간관계와 공감능력이 좌우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인간(人間)은 간(間)의 존재(存在)’라는 냉엄한 철학은 우리가 꼭 배워야 할 삶의 기술이라 할 수 있다. 공감과 소통이 중요시 되고 있는 요즘 불통으로 인한 투덜거림의 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처럼 우리가 살면서 자주 접해야 하는 장소에서 ‘IN, OUT, Toilet’ 등과 같은 영어 단어를 종종 만난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간단한 영어를 알고 있다는 전제와 함께 외국인을 위한 작은 배려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저 불편하고 어색한 단어가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트라팔가 해전, 나일강 해전 등 수많은 전투에서 대승을 거둔 영국의 넬슨 제독에게 세계 각국의 장군들이 “연전연승하는 비밀이 무엇입니까?” 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그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입니다”라는 대답을 했다.

이는 ‘지피지기’와 일맥상통하는 의미로 상대방의 입장에 서 보면 그 사람의 생각, 즉 전략을 알고 거기에 대처할 수 있다는 큰 배움이다.

‘멋진 권위’는 시장에서 필요할 때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금융기관 등에 꼬박꼬박 부어 넣는 적금처럼 꾸준히 쌓아가는 것이다. 오랫동안 생각하고 연습하며 노력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다가간다는 것은 무엇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나누려는 마음이어야 한다.

만약 현재까지의 내 삶의 습관이 그렇지 못했다면 지금부터라도 주위 모든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자. 그것이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이 될 것이다.

세상은 자신의 자리와 나이에 맞는 모습을 갖춘, 자신에게 주어진 시·공간을 소중히 하는 사람을 원한다.

나를 채움과 동시에 상대방을 채워주는 마음과 행동이 멋진 권위를 낳게 하고, 거기에서 아름다운 한 사람의 멋진 인생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