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집과 코클
너와집과 코클
by 운영자 2015.01.19
너와집 코클에서 관솔불이 타던 밤은 / 웅성이던 겨울바람 그도 잠시 물러나고/ 가만히 숨죽인 산골 함박눈만 쏟아졌다// 하루, 이틀, 사흘… 눈은 내려 쌓이고/ 영동선 기적소리만 간혹 길게 울릴 때/ 아버지 헛기침 속엔 한겨울이 깊어갔다- 졸시,「눈은 내려 쌓이고 - 영동선의 긴 봄날 64」전문
지금은 귀하게 보존된 너와집을 보려면 신리라는 곳에 가야하지만, 내가 어렸을 때 고향인 심포리에는 너와집이 꽤 있었다. 저녁을 해 먹고 설거지도 끝이 나면 어머니는 일거리를 가지고 마실을 가시곤 했는데, 마실을 가던 집은 주로 동네유지들 집인 너와집이었다.
너와집이란 소나무 널빤지를 기와처럼 잘라 지붕에 얹은 집인데, 너와의 크기는 보통 가로 20~30센티미터, 세로 40~50센티미터 정도이며, 너와를 기와처럼 지붕에 얹어 바람에 날아가지 못하도록 무거운 돌이나 통나무로 지그시 눌러놓기도 한다.
너와의 수명은 10~20년이고 오래되면 2~3년마다 낡은 너와 조각을 바꾸어 주기도 한다.
어머니가 바느질감이나 뜨개질감을 가지고 밤마실을 가면, 그곳 안방에는 흙으로 만든 벽난로와 비슷한 코클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난방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실내조명을 위한 것이다. 물론 규모는 벽난로(페치카)보다 훨씬 작은 것이었다.
코클이란 이름이 꼭 외래어같이 느껴지기도 했는데, 순수한 우리말인 것 같다. 이 코클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아주 드물다. 그 이유는 너와집에 살아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며 너와집을 구경한 사람들도 많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코클 주변에 모여 앉아 관솔에 불을 붙여서 코클 속에 넣어두고 그 불빛으로 일을 했다. 관솔은 소나무 장작 중에 나이테가 좁게 자란 곳이다.
나이테가 넓고 편하게 자라지 못해 옹이가 진 곳인데 이곳은 소나무에서 나오는 기름인 송진이 많이 뭉쳐져 있어 나무 빛깔이 붉은 색을 띠고 있으며 불이 빨리 붙고 오래 탄다.
이러한 관솔은 아껴 두었다가 밤에 마을사람들이 동네일을 하거나 산길 등을 가게 될 때 쓰던 횃불 용도로 쓰였다.
보통 장작을 이용하면 나무가 금방 타고 꺼지기 때문에 너와집 코클에 넣는 것은 마디게 타고 불빛이 강렬한 이 관솔불이었다.
조명을 위해 몇 십 개의 관솔을 저녁이면 미리 준비하여 두었다가 밤에 코클 주변에 모여앉아 일을 하는 동안 관솔불이 꺼지지 않고 계속 이어 타도록 관솔을 가끔 몇 개씩 넣어 주어야 한다.
일이 다 끝나고 집으로 돌아올 때는 그 동안 타서 쌓인 재를 모아 불씨를 덮어 두고, 더 이상의 관솔은 넣지 않는다. 그러다가 새벽녘 날씨가 아주 춥던가, 아니면 아침을 준비할 동안에 불씨를 찾아내어 다시 코클을 지피고 조명처럼 사용하곤 했다.
멀리서 부엉이가 우는 소리를 들으며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여앉아 바느질을 하든가 뜨개질을 할 때 나는 그 곁에서 동화책을 읽든가, 고양이와 놀든가, 아니면 어른들이 해 주시는 옛날이야기에 흠뻑 젖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듣기도 했다.
겨울이면 3~4일씩 폭설이 내릴 때도 많고 심하면 기차· 자동차도 끊어져 고립되어 버리는 산간마을, 식량걱정·땔감걱정으로 아버지와 어머니는 긴 겨울밤 잠 못 이루시고 헛기침으로 지새우곤 하셨다.
밤이면 문풍지 우는 소리가 들리던 그 겨울이 가끔씩 그리워지곤 한다.
지금은 귀하게 보존된 너와집을 보려면 신리라는 곳에 가야하지만, 내가 어렸을 때 고향인 심포리에는 너와집이 꽤 있었다. 저녁을 해 먹고 설거지도 끝이 나면 어머니는 일거리를 가지고 마실을 가시곤 했는데, 마실을 가던 집은 주로 동네유지들 집인 너와집이었다.
너와집이란 소나무 널빤지를 기와처럼 잘라 지붕에 얹은 집인데, 너와의 크기는 보통 가로 20~30센티미터, 세로 40~50센티미터 정도이며, 너와를 기와처럼 지붕에 얹어 바람에 날아가지 못하도록 무거운 돌이나 통나무로 지그시 눌러놓기도 한다.
너와의 수명은 10~20년이고 오래되면 2~3년마다 낡은 너와 조각을 바꾸어 주기도 한다.
어머니가 바느질감이나 뜨개질감을 가지고 밤마실을 가면, 그곳 안방에는 흙으로 만든 벽난로와 비슷한 코클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난방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실내조명을 위한 것이다. 물론 규모는 벽난로(페치카)보다 훨씬 작은 것이었다.
코클이란 이름이 꼭 외래어같이 느껴지기도 했는데, 순수한 우리말인 것 같다. 이 코클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아주 드물다. 그 이유는 너와집에 살아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며 너와집을 구경한 사람들도 많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코클 주변에 모여 앉아 관솔에 불을 붙여서 코클 속에 넣어두고 그 불빛으로 일을 했다. 관솔은 소나무 장작 중에 나이테가 좁게 자란 곳이다.
나이테가 넓고 편하게 자라지 못해 옹이가 진 곳인데 이곳은 소나무에서 나오는 기름인 송진이 많이 뭉쳐져 있어 나무 빛깔이 붉은 색을 띠고 있으며 불이 빨리 붙고 오래 탄다.
이러한 관솔은 아껴 두었다가 밤에 마을사람들이 동네일을 하거나 산길 등을 가게 될 때 쓰던 횃불 용도로 쓰였다.
보통 장작을 이용하면 나무가 금방 타고 꺼지기 때문에 너와집 코클에 넣는 것은 마디게 타고 불빛이 강렬한 이 관솔불이었다.
조명을 위해 몇 십 개의 관솔을 저녁이면 미리 준비하여 두었다가 밤에 코클 주변에 모여앉아 일을 하는 동안 관솔불이 꺼지지 않고 계속 이어 타도록 관솔을 가끔 몇 개씩 넣어 주어야 한다.
일이 다 끝나고 집으로 돌아올 때는 그 동안 타서 쌓인 재를 모아 불씨를 덮어 두고, 더 이상의 관솔은 넣지 않는다. 그러다가 새벽녘 날씨가 아주 춥던가, 아니면 아침을 준비할 동안에 불씨를 찾아내어 다시 코클을 지피고 조명처럼 사용하곤 했다.
멀리서 부엉이가 우는 소리를 들으며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여앉아 바느질을 하든가 뜨개질을 할 때 나는 그 곁에서 동화책을 읽든가, 고양이와 놀든가, 아니면 어른들이 해 주시는 옛날이야기에 흠뻑 젖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듣기도 했다.
겨울이면 3~4일씩 폭설이 내릴 때도 많고 심하면 기차· 자동차도 끊어져 고립되어 버리는 산간마을, 식량걱정·땔감걱정으로 아버지와 어머니는 긴 겨울밤 잠 못 이루시고 헛기침으로 지새우곤 하셨다.
밤이면 문풍지 우는 소리가 들리던 그 겨울이 가끔씩 그리워지곤 한다.